자칫하다 동종업계 디스하는 꼴이라 고민하다 씁니다. 누군가는 좀 기분이 상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필요한 부분을 감하거나 불필요한 내용을 덧붙이진 않겠습니다. 앞으로도 이 카테고리의 글은 금융소비자들의 효용과 공익을 위해 씁니다.
복잡한 금융상품
금융상품은 일반상품과 다릅니다. 실물이 있고 실체가 명확해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질 수 있는 일반상품과 달리 금융상품은 실물이 없고 실체가 모호합니다. 물론 지식이 있다면 '대강 이런 상품이구나~'할 순 있지만 대부분 금융상품은 복잡 합니다. 당장 예적금을 가지고 카드를 사용하며 보험과 연금에 가입한 사람은 많지만 그 원리에 대해서 알고 있는 사람은 희박할 겁니다.
신뢰의 문제
이러한 복잡성 때문에 소비자들의 니즈를 파악하고 상담을 통해 합리적인 선택을 돕는 전문가의 역할이 중요한데요, 은행원, 증권사 직원, 보험설계사 기타 등등 최전선에서 고객을 상대하는 직원들이 이 역할을 합니다.
문제는 '판매'가 수익으로 이어지는 금융사의 인센티브 구조가 금융소비자들의 이해관계와 상충(conflict of interests)하는 것. 소비자들은 "이게 정말 나를 위한 조언일까?" "자신(혹은 회사)에게 큰 이익이 돌아가는 상품을 추천하는 건 아닐까?" 생각이 들기 마련이고 종사자도 이 사이에서 갈등 합니다.
금융업에 대한 불신이 깊어지다 보니 일반 소비자들이 시간을 들여 스스로 전문성을 갖추고 선택하는 경우도 있는데, 서비스업의 본질을 생각하면 좀 황당한 일이기도 합니다.
보험설계사의 이해상충
이런 문제는 급여체제로 운영되는 은행과 달리 수당체제로 운영되는 보험사가 더 심합니다.
은행의 실적 압박은 유명하지만 의외로 요즘 보험사는 실적 압박이 별로 없습니다. 설계사 입장에서도 계약 많이 해서 수당 많이 받는 게 이득인 이해관계를 알고 있으니 관리자 입장에서도 압박이 아닌 서포트를 하는 편. 그냥 자기가 수당 적게 받아가면 되는 것이고, 위촉계약직 특성 상 지점이나 관리자에서 설계사를 압박할 수가 없어요.
간혹 시대착오적인 관리로 설계사를 밀어붙이는 경우도 있는데 보험사의 우월적 지위 남용은 불공정행위로 제재 대상 입니다.
(세상은 넓고 미친놈도 많습니다..)
영업 압박은 없지만 스스로 수입과 직결되니 이해상충은 더 심한 셈. 은행원과는 달리 허들도 더 낮은 편이라 불완전판매(설명/안내가 제대로 되지 않은 채로 금융상품을 판매하는 것)가 더 판을 칩니다.
이거 하나 해줘. 사은품 드립니다. 3회 보험료를 대납해 드립니다. 딱 2년만 유지해주세요. 중도해지 해도 손해 없어요. 갱신해도 별로 안 비싸져요.
상품의 복잡성 때문에 상품 보다는 사람을 보고 판매와 계약이 이뤄지고 사후에 일이 터지면 '관계' 때문에 해지나 민원이 더 어렵기도 합니다. 그래서 보험이나 금융에 치를 떠는 분들도 계시죠.
그리고 또 이 분노를 이용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다음 글에는 몇 가지 영업 트렌드를 소개할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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