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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는 눈

신한은행의 e스포츠 문화마케팅

신한은행의 e스포츠 문화마케팅


내겐 남들에겐 흔치 않은 경험이 있다. 

  

  바로 e스포츠 리그에 출전한 일이다. 덕분에 TV출현도 하고, 입상도 했다. 그리고 한국e스포츠협회(KeSPA) 공인 프로게이머 목록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안타깝게 소양교육을 받지 않아 다른 기록은 남지 않았다. 





(모두가 내 패배를 점치는 경기에서 오히려 압승을 거두기도 했다. 헤드셋 너머로 들리는 관객들의 환호성은 정말ㅋㅋㅋ... 짜릿했다)







(이런 기록(?)은 남았다)



 



신한은행의 e스포츠 마케팅


  당시 내가 참여한 대회의 스폰서는 신한은행이었다. 신한은행은 2006년 4월 부터 '스타리그'를 시작으로 e스포츠 리그를 후원하기 시작했고, 그 외에도 던파, 스포, 테일즈러너 등 다양한 게임대회를 후원했다.







(당시 e스포츠 시장의 높은 성장률)





(자라나는 껨덕들을 고객으로?)


브랜드 홍보와 잠재고객 유치


  가장 큰 목표 중 하나는 미래 잠재 고객의 선점이고, 더 나아가 장기 안정적 거래기반 확충이었다. 당시 국내 온라인 게임 시장은 매년 20%가 넘는 성장률을 보였고, e스포츠 시장 역시 50%에 가까운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게다가 e스포츠 게임은 규모 측면에서는 온라인게임 보다 작았으나, 그 파급력이나 성장력은 무시못할 수준이라 큰 마케팅 효과가 기대됐다.


  게임유저만 고객이 되는게 아니다. 게임회사는 물론이고 PC방 업주들까지 고객유치의 가능성이 열려있었다.








효과는?

 

 신한은행 내부자료가 없어 확실히 알 순 없다. 이전 신한은행 마케팅 부서 차장님의 강연에서는 해당 사업만의 순수한 효과를 확언할 순 없지만 보수적 이미지를 탈피하고 활동적인 젊은 느낌을 만드는데 기여했다고 코멘트 했다. 하지만 상품판매와 직결되진 않았다. e스포츠 스타디움에서 계좌개설 등을 권유하기도 했지만 인기는 저조했고, 껨덕들은 소녀시대가 와도 게임이 먼저다. 다른 자료들을 찾아봐도 상품판매나 수익과 크게 직결된다는 내용은 찾지 못했다.  


  당장 가시적 효과는 없을지언정, 신한은행의 e스포츠 후원에 대한 반응은 '매우 호의적'이었다고 한다. 그 외에도 신규계좌나 게임체크카드, 게임사 거래유치의 효과도 있었다. 우리은행이나 KB국민은행도 게임구단 창단을 고려했고, Woori-e카드와 같은 상품으로 e스포츠 시장을 공략한 걸 보면 효과가 쏠쏠했던 것으로 보인다.


  내 주변만 해도 게임체크카드를 기념품처럼 만들고 쓰는 경우가 적지 않았고, 신한은행에 대한 막연한 호감과 긍정적 인식이 생겼으니 향후 거래로 이어질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었다. 


  지금 20~30대 남자들 중 질레트 면도기를 쓰는 사람이 있다면 스스로에게 물어보자. 수많은 면도기 중에서. 게다가 군대에서 보급으로 쓰던 도루코도 있는데 왜 질레트를 쓰는지.

 










(10년도에 쓴 글)



 


(나를 강하게 만드는 카드가 있다. Woori-e!!)


  하지만 이런 e스포츠를 겨냥한 마케팅이 더 확대될 가능성은 없어보인다. 우리은행의 경우 네티즌의 니즈를 겨냥해 Woori-e카드(리니지2 캐릭터 디자인!)를 만들고 전용 페이지까지 개설했으며, 다른 시중은행들도 게임유저나 네티즌을 공략하는 정책을 세웠으나. 스마트폰의 보급화와 동시에 온라인 게임의 성장성이 떨어지고, 동시에 e스포츠 프로리그에서 승부조작이라는 어마어마한 사건(마재윤개새끼)이 터지면서 e스포츠 시장의 잠재력도 많이 훼손 됐다. 더군다나 방통위, 여가부, 문화체육부, 게임문화재단에서 게임을 마약 비슷한 유해매체로 지정하고, 게이머들의 인식을 거의 음식물쓰레기나 바퀴벌레 쯤으로 격하시킨지라... 


(참고 - 게임이 다른 매체에 비해 더 중독성이 있다거나, 폭력성 or 심리장애에 대한 상관관계가 있다 등의 주장을 뒷받침 할 근거는 희박한 편이다. 게임이 유해성에 대한 주장은 의학계나 심리학계에서나 모두 아직 논란이 많다)


  결국, 과거에는 저비용 고효과 마케팅 수단으로 주목받았지만 지금은 굳이 스포츠나 다른 수단을 두고 e스포츠를 공략할 매력을 느끼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각종 정책이나 사회적 인식이 게임에 호의적이지 않아 앞으로도 그럴 전망이다.


  지금 20~30대의 많은 수가 e스포츠의 부흥기와 전성기를 겪었고, 홍진호와 임요환을 기억한다. 그리고 동시에 신한은행배 스타리그와 긍정적 이미지를 결부시킬 것이다. 은행이 딱딱한 이미지를 깨고 젊고 자유로운 느낌의 e스포츠를 후원했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