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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는 눈

여혐(여성혐오)의 트랜드 (feat. 진중권)



시대를 풍미했던 유행어(?) '된장녀'


인터넷 공간에서 각종 글 읽다 보면 특정 '성'에 대해 편파적이고 공격적인 글이 보인다.

다음/네이버 카페나 인티 베티 등의 예외적 커뮤니티 사이트도 존재하나

인터넷 공간의 대부분은 남성이 주를 이룬다.


그 덕인지 흔히 말하는 '여혐'글을 많이 보게 된다.







(당시 인기스타였던 김옥빈은 이 발언 후로 훅-, 갔다....)


무튼 지금에서야 '된장녀'라는 단어가 갖는 파괴력(?)이 제법 희석 됐지만 그 당시는 어마어마 했다. 

좁은 의미로는 허영과 사치가 심한 여성 넓은 의미로는 '개념 없는' 여성을 까는데 사용되곤 했다.

신조어는 시대정신을 반영하고 시대정신 반영한 신조어는 의식을 강화하는 법이다.




된장녀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뭐어-? 까아르보나라...??


소개팅에서 까르보나라 먹고 명품백을 옆에 차고 밥 보다 비싼 스타벅스 커피를 마시는..


그런 느낌인가?





 



특히 당시는 스타벅스를 필두로 각종 프렌차이즈 카페가 난립하기 시작 했는데

사회 전반에 카페문화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언론이든 인터넷이든 이를 문제 현상으로 부각 시키곤 했다.







나는 2010년 봄 쯤 부터 커피를 마셨는데

이전에는 그 비싼 커피를 왜 마시는 지 이해하지 못했다.


'그냥 믹스 커피를 먹든, TOP를 사먹든 할 것이지..'

(이게 그냥 커피라면, 이건 TOP야 하는 광고가 유행할 때 였다)

쯤이 내 생각이었고, 카페 커피는 허영과 사치라 생각했다.


누나는 종종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곤 했는데 나는 그런 누나를 경멸했다.


절약과 합리적 소비를 중요시 하는 나에게 누나는 비이성적이고 비합리적으로 보였다.


그리고 나는 된장남이 되었다


누나는 간혹 저 이야길 꺼내곤 하는데


나는 카페도 많이 가고 커피도 많이 마시고

(심지어 이젠 원두 갈아서 직접 내려 마신다)

파스타도 좋아하고 음식 사진도 많이 찍는 나는

할 말 없어 숙연해지곤 한다.









 



된장녀로 구체화된 인터넷공간 여혐의 트랜드는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른바 '개념녀'의 대칭축에 있는 다양한 '무개념녀'

된장녀, x슬아치, xx녀, 김치녀 등등등.


결론부터 말하면 전문가들은 주로 이를 남성들의 열등감 표출로 해석하곤 한다.


기존의 남성위주 사회에서 여권성장으로 인해 

여성들이 경쟁상대, 혹은 그 이상의 존재가 되자 남성들이 이에 대한 거부감과 두려움을 느낀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다양한 연구로 증명된 바 있고 다양한 매체를 통해 자주 언급되고 있다.









드라마 미생에서는 안영이라는 캐릭터를 완전 죽여버렸는데

원작에 안영이는 왠만한 과장급 이상의 능력치의 캐릭터였다.


이러한 맥락에서 남자 직원들이

안영이를 두려워하고 불편해 하는 모습은 자연스럽다.


기존에 밑바닥에 깔려있던 여성들이 자신과 어깨를 겨루고 동등하게, 혹은 자신을 압도하니 

두려움을 느낀 남성들은 다양한 이유로 여성을 깎아내리고 '개념녀'라는 이름의 틀에 가두려 한다.










 



여성에 대해 차별적인 국가일수록 여성에 대한 ‘경멸’과 동시에 ‘찬양’이 함께 존재 한다는 연구(Glick & Fiske, 2011)가 있다.


자신에게 유리한 행동에는 칭찬을

자신에게 불리한 행동에는 비판을


남성에게 순종적이고 희생적인 여성에게 칭찬

자기주도적이고 자기를 가꾸는 여성에게 비판


당근과 채찍, 같은 식으로.







나머지 글을 어떻게 써야 할까 고민 했는데


이전에 진중권씨가 여혐트렌드에 일침한 글이 있어 가져왔습니다.



 





해결책은요



(가차없죠....)




 




 



그동안 지나치게 큰 격차도 벌어져 있던 

여성의 지위와 권위를 아주 조금 보완했을 뿐인데도

수백년 동안 당연한 것으로 누려오던 권리를 양보하는 입장에서는


분통 터지고 박탈감이 드나봅니다.



요즘처럼 먹고 살기 힘든 시기에는 더욱 그렇겠지요.








세계 성별차 보고서(The Global Gender Gap Report) (GGI 순위) 

http://reports.weforum.org/global-gender-gap-report-2014/rankings/

(하지만 아직도 열악한...)






 


무튼 사설이 길었는데 남녀 불문하고 노답은 노답이고 병신은 병신 입니다.

어떤 성의 특질이 나쁜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나쁜 것일 확률이 높아요.

인터넷 공간에서 개인적 경험을 일반화 하는 모습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는데

우리 모두가 지양해야 할 태도 입니다.


물론 남 vs 여 분장 조장은 어제 오늘 일도 아니며 앞으로도 계속 될 겁니다.


남자는 군대를 가는데 여자는 군대를 안가니

여자가 애를 안낳는다, 군가산점을 줘야 한다.

더치페이가 어떻다, 혼수비용이 어떻다.

남자 키는 180이 넘어야 한다, 남자는 차가 있어야 한다.

여자는 얼굴과 몸이 착해야 한다.

여자들이 운전을 못해서 사고를 많이 낸다.

남자는 이성적이고 여자는 감정적이니...


이런 쓰잘데기 없는 주제로

쓰잘데기 없는 시간을 


보내겠지요.


앞으로도,

꼐속!




* 해당 포스팅은 15년 2월 본인 네이버 블로그에 포스팅한 내용을 옮겨왔습니다.